하얀 설원 위에 덩그러니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삿포로 겨울 여행을 준비한다면 한 번쯤 꿈꿔 보는 장면입니다. 비에이 투어의 하이라이트이자 수많은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를 아이와 함께 찾아갔습니다. 설국에서 마주한 낭만과 함께 현실적인 이동 방법과 촬영 팁, 꼭 지켜야 할 매너를 정리했습니다.

1. 비에이 크리스마스 트리, 겨우 나무 한 그루 보러 간다고?

사실 비에이 투어를 떠나기 전,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왕복 3~4시간이 걸리는 먼 길을 달려가서 고작 나무 하나를 보고 오는 것이 과연 효율적일까 하는 의문이죠.
저 역시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다 보니 이동 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삿포로의 혹한 속에서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고요함은 직접 마주해야만 알 수 있다”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차가운 공기마저 달콤하게 느껴지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되니까요.
2. 설원 위, 시간을 멈춘 듯한 풍경

비에이의 구릉 지대를 지나다 보면 저 멀리 앙상하지만 꼿꼿하게 서 있는 가문비나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무의 모양이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정식 명칭 같은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무런 장식도, 화려한 조명도 없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하얀 눈밭과 파란 하늘의 대비만으로도 충분히 화려합니다.

특히 해 질 녘, 노을이 질 때 방문하면 나무 뒤로 펼쳐지는 보랏빛 그라데이션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줍니다.
3. 버스 투어와 택시 투어, 렌터카 중 무엇을 선택할까?

비에이 지역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렌터카는 눈길 운전이 위험할 수 있어, 대부분 투어를 이용하게 되는데요. 여행 스타일에 따라 장단점이 명확합니다.
알뜰하고 알찬 ‘버스 투어’
- 장점: 2명까지는 가성비가 좋습니다. 삿포로 시내에서 출발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고, 가이드님의 재미있는 설명과 맛집 추천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단점: 정해진 시간(보통 스팟당 15~20분) 안에 사진을 찍고 이동해야 해서 여유가 부족합니다. 단체 행동이라 아이 컨디션 조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유롭고 프라이빗한 ‘택시 투어’
- 장점: 우리 가족끼리만 이동하므로 아이가 울거나 지쳐도 눈치 볼 필요가 없습니다. 원하는 스팟에서 더 오래 머물 수 있고, 숨겨진 포토 스팟을 기사님이 알려주시기도 합니다.
- 단점: 비용이 상당히 비쌉니다. 성수기에는 예약 잡기도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저희 가족의 선택은 이렇습니다.
저는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돌발 상황을 대비해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렌터카를 선택했습니다. 우선 1일 대여가 7000엔 정도라서 저희는 3일정도 렌터카 대여를 했고 덕분에 사람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우리만의 인생샷을 남길 수 있었어요.
4. 인생샷을 위한 1초컷 촬영 꿀팁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사유지 침범 문제로 인해 나무 가까이 갈 수는 없습니다. 도로변에서 촬영해야 하는데, 여기서 예쁜 사진을 건지는 팁을 알려드릴게요.
옷차림은 과감하게
배경이 온통 하얀색입니다. 흰색 패딩은 보호색이 되어버려요.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 계열의 옷이나 목도리, 장갑 같은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로우 앵글 활용하기
카메라를 최대한 낮게 잡고 하늘을 많이 담아보세요. 사람과 나무, 그리고 광활한 하늘이 어우러져 더욱 드라마틱한 연출이 가능합니다.
노출값(밝기) 올리기
눈밭에서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가 ‘너무 밝다’고 인식해 사진을 어둡게 찍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출을 +1.0~+2.0 정도 올려서 찍어야 눈이 회색이 아닌 뽀얀 흰색으로 나옵니다.
5. 반드시 지켜야 할 매너 (중요)

비에이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은 대부분 농부들이 가꾸는 사유지입니다.
- 밭에는 절대 들어가지 마세요: 신발에 묻은 균이 농작물에 해를 입힐 수 있고, 눈 아래 잠자고 있는 농작물이 밟혀 죽을 수 있습니다.
- 도로 점거 금지: 제설 작업 차량이나 지역 주민들의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입니다. 사진 욕심에 도로 한가운데를 막으면 안 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오래 보기 위해선 여행자의 에티켓이 필수겠죠?
6. 아이와 함께라면 더 특별한 추억
어른들에겐 ‘감성 사진 스팟’이지만, 아이들에겐 세상에서 제일 큰 눈 놀이터였습니다.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았지만, 도로 옆에 쌓인 사람 키만한 눈벽을 보며 신기해하고, 깨끗한 눈을 만지며 꺄르르 웃는 아이의 모습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추위에 대비해 방한 부츠와 핫팩은 넉넉히 챙겨가세요. 아이가 따뜻해야 엄마 아빠도 낭만을 즐길 여유가 생기니까요.
삿포로 비에이 투어의 크리스마스 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닌, 삿포로의 겨울을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이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아서 더 빛나는, 혼자라서 더 돋보이는 그 나무처럼 여러분의 겨울 여행도 특별한 추억으로 가득 채워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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