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에는 화려한 요리보다 갓 지은 밥 한 그릇이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물 좋고 쌀 좋기로 유명한 철원에서는 그 지역 쌀로 지은 밥을 먹어 보는 것이 여행의 묘미입니다. 고석정 근처에서 찾은 농가식당은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철원 오대쌀 보리밥과 속이 풀리는 얼큰한 두부전골이 일품인 곳이었습니다.


1. 철원 농가식당, 시골 외갓집에 온 듯한 정겨움

고석정 꽃밭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배가 출출해질 무렵,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농가’를 찾았습니다. 화려한 간판 대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투박한 외관이 오히려 “나 찐 맛집이야”라고 말하는 듯했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구수한 밥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편안한 좌식 테이블이라, 여행에 지친 다리를 뻗고 아이와 편하게 앉기에 딱 좋았습니다.
2. 주인공 등장: 오대쌀과 보리의 환상적인 콜라보

“밥에서 윤기가 흐른다는 게 이런 거구나.”
이곳은 흰 쌀밥이 아니라, 철원의 자랑인 ‘오대쌀’에 구수한 ‘보리’를 섞어 지은 밥이 대접에 넉넉히 담겨 나옵니다.

- 식감의 조화: 찰기가 남다른 오대쌀의 쫀득함과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보리의 식감이 어우러져 씹는 재미가 있습니다. 밥만 따로 먹어봐도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올라와요.


- 건강한 나물 반찬: 밥과 함께 깔리는 반찬들은 사장님이 직접 채취하고 다듬은 산나물들이 주를 이룹니다.


하나같이 간이 세지 않고 슴슴해서, 재료 본연의 향긋함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맛있게 먹는 팁이 있습니다.
이 맛있는 오대쌀 보리밥을 그냥 드시지 마세요.

함께 나온 각종 나물을 밥 위에 듬뿍 올리고, 테이블에 있는 고추장과 참기름을 휘리릭 둘러 비벼 드세요. 건강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산채 보리 비빔밥’이 순식간에 완성됩니다.
3. 스트레스 날리는 빨간 국물, ‘얼큰 두부전골’

비빔밥으로 입맛을 돋우고 있을 때쯤, 버너 위에서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두부전골이 시선을 강탈합니다.
하얀 국물일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 이곳의 전골은 보기만 해도 침샘이 폭발하는 새빨간 국물입니다.

- 칼칼하고 개운한 맛: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게 매운 국물은 어른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합니다. 전날 술을 한잔하셨다면 해장용으로도 완벽하고, 여행의 피로를 땀과 함께 쫙 빼주는 기분 좋은 얼큰함이에요.
- 직접 만든 손두부: 빨간 국물 속에 숨어있는 두부는 공장에서 찍어낸 매끈한 두부가 아닙니다. 거칠지만 콩의 고소함이 꽉 찬 손두부라, 매콤한 국물이 두부 사이사이에 쏙 배어들어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이렇게 드셔 보세요.
“국물이 빨갛고 매운데 아이는 뭘 먹이나요?” 걱정되시죠? 저도 아이와 함께 갔기에 그 마음 잘 압니다.
첫째, 나물 비빔밥 활용하기
다행히 반찬으로 나오는 나물들은 맵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아이 몫의 오대쌀 보리밥을 덜어서 나물과 참기름, 간장 살짝 넣고 비벼주면 훌륭한 영양밥이 됩니다. 밥맛이 좋아서인지 아이도 정말 잘 받아먹더라고요.
둘째, 비지탕
전골 국물이 매워서 걱정이라면 비지탕을 시켜 보세요. 고소한 손두부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아이는 고소한 두부 수프 같다며 무척 좋아했는데, 따로 추가해도 3,000원밖에 하지 않아 아이 식사로 딱이었습니다.
(혹시 아이가 아주 어리다면 김을 따로 챙겨가시는 것도 추천해요!)

철원 ‘농가’에서의 식사는 자극적인 조미료 맛에 지친 입맛을 건강하게 되돌려주는 시간이었습니다.
- 오대쌀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분
- 고기 반찬 없어도 밥 한 공기 뚝딱하는 나물 맛집을 찾는 분
- 얼큰한 국물과 구수한 밥의 조화를 즐기는 한식 애호가
이런 분들에게는 실패 없는 선택이 될 거예요. 배불리 먹고 나와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편안한, 진짜 ‘농가’의 밥상을 꼭 한번 경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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